심우정 검찰총장(사진=SBS뉴스)
[서울=경기뉴스탑] 장동근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오늘 퇴임식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심 총장은 1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간접적으로 우려의 메시지를 남기며, 총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형벌을 집행하는 형사사법시스템은 백년대계를 염두에 두고 설계돼야 한다”며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고 신중하고 심도 깊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형사사법제도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 등 기본권에 직결된 사안”이라며 “시한이나 결론을 정해놓고 개혁을 밀어붙일 경우,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정부의 검찰개혁 속도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날 심 총장은 200자 내외의 짧은 입장문을 통해 사퇴 배경을 밝혔다. 그는 “검찰총장이라는 무거운 책무를 오늘 내려놓는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제게 주어진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심 총장의 퇴임식은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출근길에 특검 수사 대상이 된 것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 없이 청사로 들어갔다.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심 총장은, 사직서가 수리되면 1988년 검찰총장 임기를 2년으로 보장하는 법률이 시행된 이후 중도 퇴임하는 16번째 총장이 된다.
정계 안팎에서는 심 총장의 사의 표명이 단순한 개인적 결단을 넘어, 최근 정치권과 검찰을 둘러싼 긴장 속에서 검찰 조직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