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법의 시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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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흐린 날의 기억
주말, 대학생 아들과 함께 서부시장을 돌았다. 오래된 간판들 사이로 볶음 냄새와 사람들의 웃음이 뒤섞였다. 시장 한켠, 우연히 들어간 작은 버거집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맛을 느꼈다. 미군부대 근처에서 먹던 그 맛 — 오래된 기억의 문이 열렸다.아내는 서울로 향했다. 딸의 입시 마무리 레슨을 마중 가며, 지인의 결혼식에도 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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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여전히 해내고 있다"
이번 추석은 조금 다채로웠다.연휴 내내 국내 대학 최초로 네이버 클립을 개설하며,3일 동안 ‘클립체인저’를 붙잡고 씨름했다.낯설고 버벅거리던 손끝으로 영상 40여 개를 꾸역꾸역 올렸다.팔로워는 단 한 명, 조회수는 3천 남짓.하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래도 해봤다”는 그 한마디가이 연휴의 가장 값진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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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감사한 마음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하루 휴가를 내었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결국 쉼은 뒤로 미뤄두고 종일 일을 마주했습니다.모두가 퇴근한 뒤 홀로 남아있던 제게 기획처장님과 본부장님께서 깜짝 추석 선물을 전해주셨습니다. 거기다 울 대학에서 젤 이뿌신 학장님까지ᆢ뜻밖에 받은 따뜻한 마음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그리고 예진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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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작은 기적, 다시 도는 기계처럼
스치듯 아는 주무관이 보낸 짧은 카톡 하나가 마음을 오래 두드린다.올해는 유난히 더웠고, 가뭄은 길었으며, 홍보팀 직원은 결국 버거움에 뛰쳐나갔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이렇게 실감나는 해도 드물다.새로 오신 본부장님은 솔직히 말씀하셨다.그동안 홍보팀이 있는지도 잘 몰랐다고. 밖에서 보면 팝업 하나가 그냥 어느 날 올라온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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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왜 그렇게 늙었냐?"
오랜 가뭄 끝에 드디어 단비가 내렸다.이 비가 왜 이토록 간절히 기다려졌는지,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순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늦은 시간까지 곁을 지켜준 예진이, 효성이, 수인이.우린 아쉬움을 뒤로하고, 감사의 마음으로다음 작전을 준비한다.참으로 길고 힘들었던 몇 주,사람들은 내게 왜 그렇게 늙었냐 묻는다.세월은 풍파를 겪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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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삶은 영화가 아니라 살아 있는 무대
정해진 시나리오대로만 하면 무슨 재미일까.삶은 종종 우리에게 완벽하게 짜인 각본처럼 보인다. 정해진 학교, 정해진 길, 정해진 대답. 그러나 그 속에서 숨이 막히는 이유는, 내가 그 안에서 단지 ‘배역’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우리가 진짜로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예기치 못한 장면에서 찾아온다. 길을 걷다 갑자기 불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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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즉흥 연기
정해진 시나리오대로만 하면 무슨 재미일까.삶은 종종 우리에게 완벽하게 짜인 각본처럼 보인다. 정해진 학교, 정해진 길, 정해진 대답. 그러나 그 속에서 숨이 막히는 이유는, 내가 그 안에서 단지 ‘배역’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우리가 진짜로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예기치 못한 장면에서 찾아온다. 길을 걷다 갑자기 불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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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할 건 다 해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 새벽을 맞는다. 모두가 잠든 시간, 나는 여전히 깨어 있다. 누군가는 이런 시간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밤새워도 누가 알아주지도 않을 텐데”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지만, 나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 시간은 세상과의 싸움이 아니라, 오직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해야 할 일을 끝까지 붙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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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내 나이가 벌써
더 버티고 일하려해도 넘 잠이와서 못버틸것 같다.설마 이 거대한 학교에 나만 이러고 있는건 아니지?그냥 막 슬프고 속상하고 눈물이 나려는건ᆢ내 나이가50이 가까워 왔다는거로 믿자.이제 00시 집에가자 많이 했다. 진짜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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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파도처럼 자유로운 낭만
아내와 함께 집 가까운 남항진 해변을 찾았다.그저 바다에 몸을 던져 파도와 장난치다, 물빛에 마음을 씻고 돌아왔다.바다 가까이 산다는 건 이런 순간들 때문이다.가끔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휴식이 되고, 파도소리에 마음이 위로받는다.집에 돌아오니 대학교 다니는 아들이 차려준 저녁상이 기다리고 있었다.정성스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