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근 기자

한국은행 (자료사진=경기뉴스탑DB)
[경기뉴스탑(종합)=장동근 기자]우리나라의 5월 경상수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월간 기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동시에 개선되면서 대외 건전성이 한층 강화됐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내며 금융시장에서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2026년 5월 경상수지는 386억1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고치였던 올해 3월의 379억3천만 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천412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네 배 이상 확대됐다.
이번 경상수지 개선을 이끈 핵심 동력은 상품수지였다. 상품수지는 378억6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수출은 943억4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9% 증가한 반면 수입은 564억8천만 달러로 22.2% 늘어나는 데 그쳐 수출 증가세가 수입을 크게 웃돌았다.
품목별로는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컴퓨터 주변기기와 반도체,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첨단 정보기술 산업의 성장세가 수출 확대를 뒷받침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중남미 시장에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중동 지역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 역시 증가했지만 생산활동과 설비투자를 위한 자본재 중심의 확대가 두드러졌다.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정보통신기기 수입이 크게 늘었으며 원유와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 원자재 수입도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제조업 생산과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서비스수지는 10억9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크게 축소됐다. 특히 여행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점이 눈에 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입국자 수가 크게 늘면서 여행수지는 다시 흑자를 기록했고, 서비스수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본원소득수지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전월 배당금 지급이 집중됐던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고, 전체 본원소득수지도 21억7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확대에 힘을 보탰다.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310억8천만 달러 증가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와 해외 증권투자가 꾸준히 이어졌으며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등에 힘입어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며 주식시장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경제계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경쟁력 회복과 첨단산업 중심의 투자 확대가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주요국 통상환경 변화,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동성 확대 등은 향후 경상수지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정보통신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수출 중심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 경기 둔화와 환율,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대외 여건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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