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근 기자

유병호 감사위원 /2026.7.13(MBC뉴스 캡처)
[경기뉴스탑(종합)=장동근 기자]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유병호 감사위원에 대해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감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특검은 감사 과정에서 조사 범위를 축소하고 결과를 왜곡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입장인 반면, 유 감사위원은 모든 감사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은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유 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검은 유 감사위원이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 관저 이전과 관련한 감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사업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사 방식과 자료 확보 절차가 의도적으로 변경됐는지 여부다.
특검은 당초 감사단이 공사 관계자들을 직접 대면 조사하려 했지만 유 감사위원의 지시에 따라 서면 조사로 전환됐으며, 대통령실에 대한 자료 요구 역시 공식 공문 대신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지시가 내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직접 조사도 최소화하도록 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러한 조치가 감사원의 정상적인 감사 활동을 제한하고 감사단의 직무 수행을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감사 결과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지난 2024년 발표한 감사보고서에서 대통령실 관저 공사가 충분한 사업계획 없이 추진됐고 일부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공사 업체 선정 과정이나 실질적인 공사 주체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특검은 실제로는 인테리어 업체인 21그램이 증축공사를 포함한 사업 전반을 주도했음에도 보고서에는 단순 인테리어 공사만 담당한 것처럼 기재돼 사실관계가 왜곡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종합건설면허를 보유한 업체를 앞세워 형식적인 적법성을 갖춘 뒤 실질적인 공사를 무자격 업체가 수행한 사실을 감사원이 인지하고도 보고서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이 같은 보고서 작성 과정에 유 감사위원의 지시나 영향력이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하고 관련 공간의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같은 관계 역시 감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됐는지 여부가 수사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유 감사위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특검 출석 과정에서 "21그램과 원담종합건설의 관계는 법률적으로 명의대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그 근거를 감사보고서에 명시했다"며 "하도급 미승인 등 다른 위법 사항은 오히려 이례적일 정도로 엄격하게 조치했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이 전체 공사 가운데 일부 사안만을 부각해 사건을 확대 해석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상당수 절차는 후임 사무총장 재임 시기에 이뤄졌고 감사는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행됐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오는 20일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유 감사위원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영장 심사 결과는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과 감사원 감사의 적정성을 둘러싼 특검 수사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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