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충칭시내 호텔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엉화 충칭시 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경기뉴스탑(수원)=장동근 기자]경기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중국 충칭(重慶)에 신성장 거점을 마련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3일 충칭시청에서 후헝화(胡恒華) 충칭시장과 만나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기도가 중국 중서부 지역 도시와 교류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경기도는 중국 4대 직할시 가운데 톈진에 이어 충칭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 베이징을 제외한 주요 직할시와 협력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김 지사는 협약식에서 “이번 자리가 단순한 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도의회 의장과 경기도 대표 AI 기업들이 함께한 것도 실질 성과를 내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후 시장은 “양 지역 발전을 위해 실속 있는 협력을 추진하자”며 공감과 지지 의사를 밝혔다.
세계적 거대 도시 충칭과의 협력 의미
충칭은 면적 8만 2천㎢, 인구 3,200만 명을 보유한 초거대 도시로, 중국 경제와 물류의 중심지다. 지역총생산(GRDP)은 4,477억 달러(약 623조 원)로 경기도와 유사한 수준이며, 자동차·전자·스마트제조 산업을 비롯해 신에너지차·로봇·바이오 등 신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다. SK하이닉스, 포스코, 한국타이어 등 다수의 한국 기업도 진출해 있다.
이날 협약으로 경기도와 충칭은 경제·과학기술·교육·문화·관광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무역촉진과 투자협력은 물론 대표단 상호 방문, 국제행사 참여 등을 통한 지속적인 네트워크 구축도 포함됐다.
경제과학진흥원-충칭 기관 간 추가 협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충칭시 상무위원회와 한중경제우호협력센터를 설립, 기업과 청년, 공공기관 간 교류 거점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충칭의 핵심 산업지대인 량장신구관리위원회와도 MOU를 맺어 AI, 바이오, 청년인재 취업 등 미래 산업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량장신구는 중국 3대 국가급 신구 가운데 하나로,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IT·바이오의료 분야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몰토크’로 이끌어낸 관광 협력
김 지사는 충칭의 역사·문화와 경기도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공감대를 넓혔다. 그는 “충칭에 유비가 잠든 백제성이 있는 것처럼, 경기도 수원에도 조선시대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다”며 상호 관광마케팅을 통한 교차관광 활성화를 제안했다. 이에 충칭시 측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깊이 공감했다.
민선7기 씨앗, 민선8기서 결실
경기도는 이미 2017년 당시 이재명 지사 시절 충칭에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설치해 교류 기반을 닦았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식 협약까지 이어지지 못했으나, 이번 민선8기 들어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협약은 경기도가 중국 내 주요 전략 거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제·산업·문화·인적 교류의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