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결국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최종 무산 됐다.(자료사진=MBC뉴스)
[경기뉴스탑(서울)=장동근 기자]동해 앞바다에서 대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결국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수년간의 조사와 1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결과적으로 얻어진 것은 ‘물뿐인 공간’이었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포항 인근 해역에서 진행된 탐사 시추 결과를 공개하며, 대왕고래 구조의 가스포화도가 6.3%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지층의 대부분이 바닷물로 채워져 있다는 의미로, 전문가들이 개발 가능성의 최저 기준으로 제시하는 20~3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문제는 양뿐 아니라 질이었다. 발견된 소량의 가스조차 석유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열적 기원 가스’가 아니라, 해저 생물의 부패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퇴적성 가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왕고래 구조가 석유와 가스를 가두는 ‘트랩 구조’인지조차 증명되지 않았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포항 앞바다 약 40km 지점에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를 투입해 47일간 탐사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예산은 총 1,236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회수 가능한 가스를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추가 탐사 계획은 전면 중단됐다.
다만 대왕고래 구조와는 별도로 진행 중인 다른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은 해외 기업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 유망 구조 입찰에는 2개 이상의 외국 업체가 참여했으며, 현재 제안서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패가 국내 해양자원 개발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국제 협력과 기술적 검증 절차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 사례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