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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협치…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의 제안, 노동 존중의 실천으로 이어져야 "기관장 대기실 일부 내어 청소원 쉼터 확장”…현장에서 시작된 생활 밀착형 협치 경기도의회·경기도·교육청, 선언 아닌 실천으로 ‘노동존중’ 가치 구현 장동근 기자 2025-06-28 09:18:38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제안으로 시작된 협치, 노동존중의 실천으로 이어지다


경기도의회(자료사진=경기뉴스탑DB)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손을 맞잡았다. 다소 생소한 주제인 ‘청소원 휴게실 환경 개선’이 계기가 됐다. 6월 27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정담회에서 세 기관장은 각자의 대기실 공간 일부를 내어 청소원들의 열악한 휴게 공간을 넓히자는 김 의장의 제안에 즉석에서 동의했고, 이내 현장을 직접 찾아 고충을 살폈다. 그 결과, 창문조차 없던 기존 휴게공간은 쾌적한 환경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행정 합의가 아니다. 지방정부의 수장과 지방의회의 수장, 교육행정의 책임자가 ‘노동의 가치’라는 공통된 원칙 아래 실천적 결단을 내린 협치의 상징이다. 이해관계 조율과 사전 조정 없이 이루어진 이례적 합의였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사례로 평가된다.


지방정부 운영에서 협치는 종종 선언적 구호로 머무는 경우가 많다. 기관 간 역할 분담과 관할 경계, 예산권을 둘러싼 이견으로 정책이 표류하거나, 정쟁으로 번지기 일쑤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노동존중’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있어 경기도의회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이 행정과 정치의 경계를 넘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보기 드문 모범이다.


더욱이 이 조치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지난 6월 16일 김진경 의장이 청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직접 들은 고충을 바탕으로 시작된, ‘현장에서 출발한 정책’이다. 청소노동자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도의회 구석구석을 누비며 청결을 책임지지만, 그들의 쉴 곳은 겨우 몇 평 남짓한 창문 없는 공간이었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약속이 단순히 의례적 표현이 아닌, 실질적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사례는 경기도정과 교육행정, 지방의회 간 협치가 단지 거버넌스 개선에 머물지 않고, 생활현장의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경기도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회소득’ 정책을 추진했고, 경기도의회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왔다. 교육청 또한 노동인권 교육 강화와 학교 노동자 복지 개선에 발맞추고 있다. 이처럼 각 기관이 ‘각자도생’이 아닌, 공동의 책임 주체로 나서는 협치의 구조는 더 강화되어야 한다.


지방자치의 본령은 주민의 삶을 세심히 살피고, 필요한 곳에 행정력을 투입하는 데 있다. 그 첫걸음은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며, 그다음은 손을 맞잡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경기도, 경기도교육청이 보여준 이번 사례는 그 둘 모두를 실천에 옮긴 값진 결과다.


이 협치가 일회성 미담으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노동자가 존중받는 공간, 작지만 중요한 현장의 변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화와 예산의 뒷받침이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는 곧, 진정한 협치의 완성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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