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사진=MBC뉴스)
[경기뉴스탑(수원)=장동근 기자]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헌정질서를 문란한 죄를 참회하고 진실만을 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25일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대통령께 묻고 싶다.
그날 밤 정녕 저에게 의사당의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으십니까? 문을 깨서라도 들어가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으십니까?"라며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작년 12월 4일 새벽 0시 30분경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해왔다. 지난달 6일 열린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6차 변론에서도 그는 같은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며, 당시 윤 대통령이 직접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재확인했다.
특히 곽 전 사령관은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대통령님께서 그날의 진실을 가리고 저와 부하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든다면, 이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군인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군인은 명예로 사는 존재다. 명예를 짓밟는 것은 군인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비상계엄 작전에 참여하면서 그것이 위헌인지, 위법인지 판단하지 못했다"면서도 "부하들이 제 명령을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았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생각해보면 부하들이 나라를 살렸다. 그들이 현명했다"며 "그들이 소극적이었던 것이 죄가 된다면 이들을 용서해달라"고 호소했다.
곽 전 사령관은 "저는 어리석은 군인이지만, 이제라도 진실을 말하겠다"며 "헌정 질서를 문란한 죄를 참회하며, 법적인 책임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윤 대통령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정치적, 법적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