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여주 SKB위성센터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기후경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경기뉴스탑(수원)=전순애 기자]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여주 위성센터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후경제 대전환 3대 전략’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기후위기는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라고 진단하며, 기후위기 대응 실패 시 한국 경제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경고했다. 그는 한국은행 분석을 인용해 “기후위기 대응 실패 시 매년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씩 하락하고, 2100년까지 GDP가 21%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기후위기 대응, ‘기후 내란’ 상태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기후 내란’ 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OECD 최하위권이며, 윤석열 정부의 기후대응 역주행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제는 ‘퀀텀점프’가 필요할 때”라며 대한민국 경제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며 “탄소국경조정세, RE100 등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경제 대전환 3대 전략
김동연 지사는 기후경제를 “대한민국 경제의 새 이름”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1. 기후산업에 400조 원 이상 투자
김 지사는 기후산업 발전을 위해 총 400조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재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100조 원 규모의 국민 기후펀드 조성
기후채권 발행 및 공공금융기관 출자를 통한 100조 원 확보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100조 원 규모의 기후보증 기금 마련
민간자본 100조 원을 유치해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구축
이 중 200조 원은 재생에너지, 기후테크 기술 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철강,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며, 도로·항만·건설 등에 BTL 방식(민관협력사업)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2.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전면 폐지
김 지사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전면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수소연료전지 등 혁신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탄소세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 기후경제부 신설 및 강력한 기후경제 콘트롤타워 구축
기후경제 대전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김 지사는 ‘기후경제부’를 신설해 강력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투자공사 설립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녹색금융 활성화를 추진하고, RE100 기업 및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복지법’을 제정해 기후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다.
경기도, 기후경제 실천 선도
김 지사는 “오늘 우리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경기도가 기후경제 대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경기도의 길이 대한민국의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중앙정부와 차별화된 기후 대응 정책을 추진해 왔다. 기후행동 실천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은 출시 8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전 도민 기후보험 가입, 기후위성 및 기후플랫폼 구축, 공공 주도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발표가 열린 여주 위성센터는 국내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의 통신 및 관제를 담당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김 지사는 발표 후 한화시스템, 루미르, 레인버드 지오 등과 기후경제 및 위성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경기도가 중앙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견인하고 있다”, “기후위성이 세계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지사의 기후경제 대전환 3대 전략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