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근 기자
유흥위/논설주간(공주대 안보과학대학원 교수)
2월 1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는 따스한 감사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 펼쳐졌다. 제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직을 마무리한 염종현 의장은 담담한 미소와 진심 어린 말들로 이임사를 전하며 지난 2년간의 발걸음을 되짚었다.
염 의장은 이임사에서 “좌절 대신 용기를 갖고 의회 위상을 높이길” 당부하며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것은 단지 의례적인 격려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의회 안팎에서 쌓아온 경험과 철학이 녹아든 그의 말은 묵직한 울림으로 자리 잡았다.
염종현 의장의 지난 2년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개방형 사무처장 임용 ▲정책지원관 78명 공정 채용 ▲직원 국내·국외 연수 기회 확대 등은 의회 내부의 체질 개선을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이라는 새로운 제도적 변화 속에서 의회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내부 역량과 전문성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염 의장의 리더십이었다. 그는 "시·군의회는 물론 국회와 법제처 등 다방면의 업무협약을 통해 의회사무처의 역량을 높일 업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며 현장 중심의 실용적 행보를 이어갔다. 그 결과 경기도 31개 시·군의회와 법제처, 국회사무처 등과의 폭넓은 교류 네트워크가 구축되었고, 이는 전국 최대 지방의회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성과로 남았다.
염 의장은 이임사에서 “의회사무처 공직자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는 그의 리더십이 단순히 성과에만 집중된 것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두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의회사무처 공직자들이 전달한 감사패와 ‘의장께 드리는 글’은 그가 보여준 소통과 배려의 리더십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의 표현이었다.
“화합과 통합의 조율사”, “작은 발걸음이지만 뒷사람에게 이정표를 남기는 의회 공직자”라는 직원들의 메시지는 염 의장이 남긴 리더십의 본질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가 의장으로서의 자리에서 보여준 결단력과 따뜻한 소통은 앞으로도 의회 구성원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염종현 의장은 이임사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연세대학교 강연을 인용하며 “등산 후 잘 하산하려면 정상의 경치에 미련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의장이라는 정상에서 2년 동안 머물며 우여곡절과 도전에 맞섰고, 이제는 무사히 하산해 평의원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남긴 발자취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제8대 도의원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제9대 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제10대 의회 교섭단체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등을 거치며 쌓아온 경험과 신념은 앞으로도 경기도의회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이임식 현장에는 따뜻한 박수와 존경의 눈빛이 가득했다. 그것은 단지 ‘퇴장’을 기리는 자리가 아니었다. 염종현 의장이 보여준 리더십과 헌신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임을 기약하는 자리였다. 그는 떠나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앞으로도 경기도의회 구성원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다.
염종현 의장의 이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좌절 대신 용기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꿈꾸는 그의 신념은 앞으로도 경기도의회의 뿌리 깊은 가치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제 그가 걸어온 길 위에 새로운 걸음을 내딛을 이들이 그 신념을 이어받길 기대해 본다.
jdg1330714@naver.com
<저작권자 © 경기뉴스탑-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