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근 대표기자/경기뉴스탑
경기도의회가 최근 ‘공무국외출장 혁신 TF’를 구성했다. 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제도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오랜 시간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되어 온 이 문제에 대해 경기도의회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점은 분명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문제다.
그간 외유성 공무국외출장은 지방의회는 물론 국회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고질적 병폐였다. 출장이라기보다는 관광에 가까운 일정, 형식적인 성과보고서, 검증 없는 예산 사용 등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8년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 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유흥을 즐긴 사건이 있었으며, 여러 광역·기초의회에서 관광 위주의 출장 일정이 언론에 보도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경기도의회의 이번 TF 출범은 도민의 눈높이에 맞춘 투명한 제도 개선을 위해 늦었지만 필요한 출발이라 할 수 있다. 김진경 의장이 직접 개선 의지를 밝히고, 의회 사무처를 비롯한 입법, 의전, 윤리, 언론 등 관련 부서가 참여한 점은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문제는 구성보다 실행이다. 이 TF가 단순히 ‘면피용 형식’으로 그친다면, 또 다른 실망을 낳을 수밖에 없다. 도민이 기대하는 것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혁이며, 그 기준은 명확하다. 출장의 목적과 일정, 결과 보고를 포함한 모든 절차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실제로 공익적 가치가 있는 방문으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출장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검증 시스템이다. 외부 전문가나 민간 감시기구의 참여를 통해 일정 사전 승인과 사후 평가를 도입해야 하며, 중복된 기관 방문이나 명목만 간담회인 관광성 일정은 전면 금지해야 한다. 출장보고서 역시 형식이 아닌, 정책연계 가능성과 도정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김진경 의장은 “신뢰받는 제도적 장치”를, 임채호 TF 단장은 “근본적 개선”을 약속했다. 그 약속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려면, 이번 TF는 내부 논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로드맵과 실행계획을 도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외유성 출장 논란은 단순한 도덕성 문제를 넘어 공직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TF는 제 아무리 이름이 ‘혁신’이라 하더라도, 결국 변명과 미봉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경기도의회가 이번만큼은 진정성을 가지고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하길 기대한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형식이 아니라 내용으로 도민 앞에 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