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오늘 산청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사진=MBC뉴스 캡처)
[경기뉴스탑(수원)=장동근 기자]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울산광역시에 재난사태가 선포된 데 이어, 오늘은 산청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날이 밝자마자 산불 진화 헬기 40대가 투입돼 진화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어제 한때 진화율이 70%까지 올라갔지만, 오후부터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불 면적이 확대됐고, 결국 진화율은 25%로 떨어졌다.
산불 진화대원들은 밤새 불길과 마을 사이에 저지선을 구축하려고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창녕군에서 파견된 진화대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실종됐던 창녕군 공무원 1명과 진화대원 1명도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총 4명으로 늘었다.
또 함께 진화 작업을 하던 진화대원과 주민 등 6명이 화상과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산불 영향 구역은 847헥타르로 늘었고, 불길의 길이도 35km에 달한다.
이 중 진화된 구간은 8.8km에 그치고 있다.
사흘째 산불이 진화되지 않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대피한 주민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천면 8개 마을 주민 260명은 한국선비문화연구원으로 대피했지만, 불길이 연구원 쪽으로 다가오면서 동의보감촌과 학교 등으로 다시 옮겼다.
또 단성면 두 개 마을 주민 40여 명도 어젯밤 대피했다.
이번 산불은 지리산 천왕봉과 9km 떨어진 구곡산에서 시작됐다.
이 지역은 지리산 반달가슴곰과 왕벚나무, 향나무 같은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곳이라 산불로 인한 생태계 파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이 산불 원인을 조사하는 중인데, 인근 목장에서 주민이 "예초기로 풀을 베던 중 불이 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산청군 시천면의 풍속은 초속 1~3미터로 어제보다 바람이 잦아들 걸로 보인다.
나흘 동안 비 예보도 없어 산림당국은 오늘 하루 산불 진화에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주말 동안 건조한 날씨 속에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남 산청지역 산불이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30건의 산불이 발생하자, 산림청은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경상남도, 경상북도, 울산광역시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산림 당국이 대응 '3단계'를 발령했지만, 강풍 탓에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수진화대 등 인력 1,355명과 진화차 등 장비 124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진화율은 3%대에 그치고 있다.
의성읍 철파리와 안평면 신월리 등에서 주민 484명이 의성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했으며, 의성읍 요양병원 환자 150명도 안동도립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산림청이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이 나자 인근 마을 2곳에 거주하는 46가구 80명의 주민이 대피했고, 화재 현장과 인접한 부산울산고속도로 온양나들목 인근 양방향 도로가 통제되었다가 해제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화율은 70%이고, 피해 면적은 약 35헥타르다.
산림청 실시간 산불 정보에 따르면 오후 10시 기준으로 이날 발생한 크고 작은 산불은 총 30건이고, 이 중 6건은 아직 진화되지 않았다.
야간에는 헬기가 뜨지 않기 때문에 화재 현장은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된 상태다.
산림청은 이날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자 충청·호남·영남지역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행정안전부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울산광역시, 경상북도, 경상남도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