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예선테크에서 열린 경기도 수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도내 수출 중소 유망기업 대표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경기뉴스탑(수원)=전순애 기자]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이 ‘미국 우선 무역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을 내세우며 자동차, 반도체, 바이오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방침을 밝히자, 한국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씨티은행 분석에 따르면 이로 인해 한국 GDP는 최대 0.2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려했던 관세전쟁이 시작됐다”며 ‘트럼프 2기 비상 대응체제’ 즉시 가동과 함께 ▲여·야·정 합의로 ‘경제전권대사’ 임명 ▲수출방파제 구축 ▲신속한 추경 편성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김 지사가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총괄할 ‘경제전권대사’ 임명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쇼크, 위기를 기회로” … 현장 중심 대응 박차
김동연 지사는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도정연설에서 “트럼프 쇼크를 수출 중소기업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지사는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 등과 연이어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20일에는 도내 수출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경기도가 현장에서 신속하고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4대 전략·12개 사업’으로 수출방파제 구축
경기도는 ▲통상환경 리스크 긴급 대응 ▲수출시장 다변화 ▲수출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기 대응 종합 컨설팅 등 4대 전략을 중심으로 총 12개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① 통상환경 리스크 긴급 대응:
미국의 관세 강화가 자동차, 반도체, 바이오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는 3월에 **‘대미 통상환경조사단’**을 파견한다. 조사단은 경기도, 경기FTA통상진흥센터, 자동차부품 업계 관계자로 구성되며, 미국 주정부와 상공회의소를 방문해 현지 무역 환경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환변동 피해를 막기 위해 수출 중소기업 100개사에 옵션형 환변동 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 옵션형 보험은 환율 상승 시 이익금 납부 의무가 없어 기업 부담이 없다.
② 수출 경제영토 확장: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경기도는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기존 19개에서 2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캐나다 밴쿠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하반기에는 미국 댈러스, 칠레 산티아고, 폴란드 바르샤바에 추가 개설된다.
아울러, 중동지역 등에서 수출상담회 4회를 개최해 40개 사를 지원하고, 대한민국 우수상품전시회(G-FAIR)도 연 3회로 확대해 해외 판로 개척을 돕는다.
③ 수출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기업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국 탄소세 도입에 대비해, 경기도는 철강·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20개 사에 탄소배출량 산정과 대응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350개 사를 대상으로 탄소배출량 산정 교육을 진행하고, 관세환급 컨설팅과 FTA 실무자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④ 위기 대응 종합 컨설팅:
‘수출 애로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경기FTA통상진흥센터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 설명회를 8회 개최하고, 75개 사에 아마존 입점 교육과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
“수출기업 기 살리기, 경기도가 앞장선다”
김동연 지사는 20일 간담회에서 “긴박한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고 경제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며 “경기도는 수출기업과 함께 현장에서 해법을 찾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발 빠른 대응이 트럼프 2기 무역 장벽 속에서 도내 수출기업의 든든한 방파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