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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복종의 경계 편집국 2025-01-26 09:42:47

회사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작은 사회다.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곳이면서도, 인간관계와 조직문화라는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성장하기도 하고, 때론 좌절하기도 한다. 회사는 생계의 수단이며, 자아실현의 장이고, 작은 전쟁터이며, 네트워크의 중심공간이다. 

결국 회사는 단순히 '일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갖고 회사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일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으려 분투한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자신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여러분에게 회사란 과연 어떤 의미인가?

회사란 묘한 곳이다. 회사원은 항상 결정을 내리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타인의 결정을 열심히 따라가는 직업이다. 아침 회의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부터 상사의 농담에 박장대소하는 것까지, 자유의 이름으로 자발적 복종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습이 철학자 라보에티의 책 속 심복들과 겹쳐 보인다.


심복들은 독재자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애쓰며 자기 사생활까지 포기한다. 회사원들도 비슷하다. ‘회사는 전쟁터’라며 동료와 경쟁하고, 자기 의사보다는 조직의 이익을 우선한다. 결국 퇴근 후에도 업무용 메신저를 들여다보며 상사의 메시지에 즉각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쯤 되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러려고 회사원이 됐나?’


문제는 이러한 복종이 우리를 더욱 나약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라보에티는 자유를 잃은 사람은 투쟁의 용기도, 강인함도 잃는다고 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내 정치에 휘말리고 눈치를 보다 보면, 점점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잊어버린다. 상사의 칭찬 한마디에 희열을 느끼고, 반대로 지적에는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한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내 삶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물론 현실에서 모든 회사원이 혁명가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상사의 지시를 따르고, 조직의 목표에 협력해야 할 때도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줏대를 완전히 잃지 않는 것이다. 주체성을 지킨다는 것은 상사의 의견에 단호히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갖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회사의 삶은 어쩌면 한편의 풍자극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척하지만, 때로는 보이지 않는 사슬에 묶여 있다. 그러나 이 풍자 속에서도 웃으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이다. 스스로 묶인 사슬을 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회사원이기 전에 자유로운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 자유는 결코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내 안에서 싹트고, 내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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