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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자료사진=네이버 캡처)



맥주를 몇 병 들이켜고 쇼파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정약용의 삼형제 중 큰형인 정약전과 흑산도 유배시 만난 장창대 이야기를 다룬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2021)'다. 


아무 생각없이 흑백영화를 보다보면 순간 영화 속에 몰입되어 자신이 흑산도 한 가운데 서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장면에 장면을 거듭해 마치 그가 살아온 인생이 마치 현실에오버랩 되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다산 정약용은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반면 그의 형 첫째 정약전은 ‘과연 누구일까?’하는 궁금증에 보는 내내 눈을 뗄수 없었다. 


정약전의 제자 창대가 스승 정약전에게 묻는다.

“스승님의 동생 정약용은 유배 중 목민심서 같은 저서를 500권 정도 썼는데 어찌 같은 핏줄이고 똑같은 유배를 당했음에도 스승님은 왜 저렇게 못하시는겁니까?”

정약전은 대답한다. 


“양반도 상놈도 임금도 필요없는 세상을 꿈꾸는 나에게 그런게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조선의 개혁을 꿈꾼 정약전은 시대가 변해도 돌아가지 못한채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다. 

흑산도의 바다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신기하고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며 바다같은 세상을 꿈꾼 정약전ᆢ은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주자의 힘은 참으로 세구나!"


그는 자산어보란 저서를 통해 모두가 평등해 보이는 바다 같은 세상을 기록했다. 

物物盡如此 (물물진여차) : 세상일이란 모두 이런 거야. 獨笑無人知 (독소무인지) : 나 홀로 웃는 까닭을 누가 알아줄까? 나 홀로 웃는 까닭을 누가 알아줄까 ! 


정약전 제자 장창대가 정약용의 제자와 시 한수 대결을 통해 위와 같이 말한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보편적인 우리의 삶을 그대로 표현한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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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25 21: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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