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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경 상임논설위원


우리나라 보수 정체성의 문제는 “민주화 이후 한국정치에서 이제 자유민주주의는 명실상부한 지배이념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
라고 한 진보성향의 정치학자의 말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얼핏 들으면 너무나 당연한 말 같지만 민주화 이전에는 자유민주주의가 명실상부한 지배이념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그렇다고 민주화 이전에는 다른 정치이념이 지배이념이었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지배이념 앞에 ‘명실상부한’이란 형용사가 붙어 있으므로, 그 말이 의미하는 바는 ‘명실상부하지 않은 자유민주주의’가 민주화 이전의 지배이념이었다는 논리가 된다
명분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정되는, 위선적이고 자기배반적인 지배이념이었다는 뜻이다

한 사회의 지배이념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집단을 보수세력이라고 한다면,민주화 이전에 명목적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던 자기배반적인 보수세력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화 이후에 실질적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자기 정립적인 보수세력이다
이말은 곧 우리나라가 실질적 자유민주주의도 제대로 실행되기 전에 이념의 용광로 속에서 끓고 있고 자기 정립적 보수세력도 자기배반적 보수세력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반증이다

자기 정립적 신 보수세력은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을 내면화하고 실체적으로 발전시킴에 있어
우리나라의 진정한 보수세력이 되어야 하는데도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모순적이던 구 보수세력의 이념과 지배논리, 그리고 그들에게 씌워진 굴레를 같이 쓰고 가야 할수 밖에 없다
민주화 이전에 존재했던 보수세력의 성격을 검토해보면 놀랍게도 민주화 이전의 한국에 보수세력은 있어도 보수이념은 없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다

그동안 한국정치에 있어서 보수, 우익으로불리는 정치, 사회세력은 존재했지만 유지, 보수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의핵심적인 내용은 무엇이며, 그것이 왜 유지, 보수되어야 하는가의 당위성을 설명하는체계적인 이념은 존재하지 않는  이념적 빈곤상태, 혹은 이념적 빈곤성 자체가 왜 문제 되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이념적 자의식의 결여상태가 존속해왔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보수세력이 지키고자 하는 정치현실의 핵심적인 내용이 모호하다는 것과 정치현실을 정당화하는 이념체계가 존재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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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25 07: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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