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유스티치아 여신


중세 이전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Justitia) 표현한 조각상들을 보면 한 손에는 법의 힘을 상징하는 검을 들고, 한 손에는 법의 엄격함을 상징하는 천칭을 들고 있다




그 상징이 중세 이후에는 하나 더 추가되었는데 바로 법의 공정함을 상징하는 눈가리개다

사법 연수원 도서관에 있는 유스티치아 여신은이 눈가리개가 없는 모습이다

유스티치아 여신을 만든 사람에 따라 각각 그 지니는 뜻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눈을 가리고 있다면 법적 안정성을, 가리고 있지 않다면 구체적 타당성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우리나라 사법 교육의 메카인 사법 연수원에서 눈 가리개 없는 여신을 채택한 뜻이

자못 의미심장하게 다가 온다

얼 워렌<전 미연방대법원장>


오래 전 미국의 한 지방 법원의 '제인스 허킨스' 판사는 재판 때마다 눈을 하얀 헝겊으로 가렸다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판결을 내리고 재판이 끝나면 눈을 가린 헝겊을 풀고 멀쩡하게 걸어 법정을 나섰는데 그가 재판할 때 눈을 가린 이유는 유스타치아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는 이유와 똑같았다

'내가 법정에 들어설 때 눈을 가리는 이유는 사람들을 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원고나 피고 혹은 증인 중의 단 한 명이라도 내가 아는 사람이 있다면 나 자신도 모르게 판결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다

심지어 잘 아는 사람의 잘못을 규정대로 처리하면 매정하다고 비난을 받기도 한다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법이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좌우된다면 사회 질서의 뿌리가 흔들리는 일이다

때로는 나 자신의 눈을 마음으로 가리는 일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미 대법원장을 지냈던 얼 워렌의 명언이 떠오르는 날이다

'법의 형태가 아닌 그 정신이 정의를 살아있게 한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8-04-24 22:08:3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