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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캡틴 '키팅선생<출처 : 영화'죽은시인의 사회' 중에서>


1990년 개봉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가 있었다

1859년에 창립된 미국의 명문 웰튼 아카데미의 새학기 개강식에 이 학교 출신인 존 키팅선생(로빈 윌리엄스)이 새 영어 교사로 부임하고 첫 수업시간부터 카르페 디엠을 외치며 파격적인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점차 참된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준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원제는 'Dead Poets Society'였는데 원래 뜻에 가깝게 번역하자면 '고전시 낭독 클럽' 정도가 적절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우직한 직역으로 극장에 올려졌으며 반응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의도한 결과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많은 관객들이 낭만적인 제목에 이끌려 극장을 찾았었다

이 영화는 월트 휘트먼이라는 미국의 국민 시인에게 바쳐진 작품으로 영화 곳곳에 휘트먼의 싯귀절이 인용되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등장하는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는 구절은 휘트먼이 링컨을 추모하면서 쓴 시의 일부분이다


O Captain! My Captain! ‘’(로버트 숀 레오나드)키팅선생을 캡틴이라 부르며 따르게 되고,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서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어 과 그의 친구들은 엄격한 학교 규율을 어기고 서클에 참여하게 됐던 부분으로 전자 회사의 태블릿PC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오 나여! 오 삶이여 수없이 던지는 질문들, 신뢰할 수 없는 것들이 꼬리를 물고 어리석은 자들로 가득한 도시의 아름다움을 어디에서 찾을까?


오 나여! 오 삶이여

대답은 한 가지

네가 바로 여기에 있고

삶이 존재하고

화려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


휘트먼은 의심할 여지 없는 위대한 시인이다

그는 미국 문학이 영국식 엄숙주의를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니 아름다운 시 몇 편을 남겨서라기보다

국가 정신의 기초를 닦은 초석이나 대들보 역할을 했다고 해석해야 옳다고 본다

1819년 태어난 휘트먼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독학으로 세상의 이치를 터득했고, 미국의 근대화를 목격한 초월주의(Transcendentalism) 문학의 기수였다


초월주의는 인간을 '죄인'으로 보는 칼빈주의에 반발해 나타난 것으로, 인간을 양도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존엄한 존재로 보는 근대 미국이 가졌던 바로 그 정신이다

휘트먼은 평생 단 한 권의 시집 '풀잎'을 남겼는데 수없이 수정하고 수없이 퇴고를 거듭했다는 시집으로 서문에는 초월주의자답게 이런 문장이 쓰여 있다


"지구와 태양과 동물을 사랑하고사람들에 대해 인내심과 즐거움을 갖고, 당신 자신의 영혼을 욕되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 배척하라. 그러면 바로 당신의 몸이 위대한 한 편의 시가 되리라."

휘트먼식의 초월주의에는 동양적 색채가 짙게 깔려 있다


그의 스승이었던 에머슨이 '브라마'를 비롯해 동양 사상에 심취한 작품을 많이 남겼고, 휘트먼이 그것을 읽고 평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그 역시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당신의 몸이 곧 위대한 시'라는 휘트먼 시의 구절에서 자연스럽게 불교의 이미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의 미국을 보면 신대륙을 개척한 자부심과 긍지가 점점 퇴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휘트먼조차 미국인들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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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18 18: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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