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래미안하이어스(사진=네이버 부동산 캡처)
[경기뉴스탑(수원)=전순애 기자]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속도가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기대감, 재건축·재개발 단지 중심의 투자 수요 확대, 신규 공급 물량 위축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상승 기대감을 높였으나 다시 복병을 만났다.
서울시가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뒤 단기간 내 다시 지정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다. 시장은 곧바로 가라 앉았다. 국지적인 급매물이 출회되고 매수자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매도물량이 늘어나더니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3월 넷째 주(기준일 3월 24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올랐으나 지난주(0.07%) 대비 상승폭이 둔화됐다. 특히 서울은 매매가격 상승률이 0.11%로, 지난주(0.25%)에 비해 상승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다만 국지적인 급매물 소화와 시장의 관망세가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강북지역은 성동구(0.35%)가 행당·응봉동 역세권을 중심으로, 마포구(0.21%)가 염리·아현동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용산구(0.18%)는 한강로·이촌동 주요 단지에서, 광진구(0.15%)는 광장·구의동 학군지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 지역은 강남구(0.36%)와 서초구(0.28%)가 각각 개포·압구정동 및 잠원·반포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으나, 송파구(-0.03%)는 신천·잠실동에서 하락하며 강남 전체 상승폭을 둔화시켰다.
인천은 매매가격이 0.07% 떨어지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서구(-0.20%)와 연수구(-0.13%)는 신도시와 입주물량 영향으로 내림세를 보였지만, 미추홀구(0.03%)와 중구(0.01%)는 역세권과 준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경기 지역은 전체적으로 보합(0.00%)을 유지했다. 과천시(0.55%)와 성남 분당구(0.16%)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단지를 중심으로 올랐다. 반면 이천시(-0.14%)와 평택시(-0.13%) 등 일부 지역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상승하며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0.06%)의 경우, 선호 지역과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입주물량이 많아 가격 조정이 이뤄지며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
강남 11개구는 송파구(0.20%)가 신천·잠실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동구(0.12%)는 둔촌·암사동 대단지에서 상승했다. 동작구(0.11%)와 영등포구(0.09%)도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강북 14개구는 성동구(0.08%)와 용산구(0.07%)가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올랐고, 노원구(0.07%)도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올랐다.
인천은 서구(-0.11%)가 청라·원당동 신도시 위주로, 중구(-0.02%)는 중산동 위주로 떨어졌다. 반면 미추홀구(0.08%)는 도화동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동구(0.04%)는 만석·화수동 위주로, 남동구(0.03%)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논현동 위주로 오르며 전체적으로 보합세가 지속됐다.
경기 지역은 0.04% 상승했다. 과천시(0.37%)는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별양동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고, 수원 영통구(0.16%)와 용인 수지구(0.14%)도 전세 수요 증가로 상승했다. 반면, 평택시(-0.10%)와 광명시(-0.09%)는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가격이 하락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향후 집값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보다는 국지적인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둔화된 것은 투자 수요 위주의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해제와 재지정 등의 정책 변화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장의 흐름은 금리 인하 여부, 정부의 추가적인 주택 규제 정책, 입주 물량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당장 급하게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실수요자는 충분한 분석과 상담을 거쳐 매수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