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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반도체 초호황의 과실, 입지 지역만의 몫인가…김보라 시장의 ‘상생 배분론’에 주목해야 - AI 시대 맞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개선…초과이익 배분 논의 본격화 - 송전탑·발전소·방류수 부담 떠안은 주변 지역은 여전히 ‘희생의 몫’ - 산업 성장의 지속가능성 위해 ‘지역 상생형 법인세 배분’ 공론화 필요
  • 기사등록 2026-06-22 09: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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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안성시장(자료사진=경기뉴스탑DB)


반도체 산업이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초과이익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기업이 창출한 막대한 부가가치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가 경제·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의 중심은 주주와 노동자, 그리고 국가경제 차원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최근 김보라 안성시장이 제기한 문제는 그 논의의 범위를 한 단계 확장시키고 있다. 기업의 초과이익 배분 대상에 ‘지역’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의 차원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누가 감당하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실제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 평택과 용인에는 대규모 세수와 일자리, 도시 발전이라는 혜택이 집중된다. 반면 인접 지역인 안성은 송전선로와 송전탑 건설, LNG 발전소에 따른 대기오염 우려, 용수 공급 및 방류수 문제 등 산업 기반시설로 인한 각종 부담을 떠안고 있다. 산업의 혜택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데, 환경적·사회적 비용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김보라 시장이 “기업에서 내는 법인세는 기업활동으로 피해를 보는 지역에도 배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산업의 수혜와 부담이 불균형하게 분배되는 상황에서 지역 간 갈등은 불가피하며, 이는 결국 국가적 전략사업의 추진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실제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과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나타난 주민 반발과 지역 갈등은 산업 인프라 구축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주민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 개발 방식이 지속된다면, 아무리 국가적 필요성이 큰 사업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얻기는 쉽지 않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문제의식이 이미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반도체 성장의 과실을 주민과 공유하는 구조’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당시 경기 남부 8개 지자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송전선이 지나가는 지역, 취수장이 들어서는 마을 등 산업 인프라가 설치되는 곳의 주민들도 성장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은 반도체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 역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국가 미래 전략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산업 경쟁력은 속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동의와 협력이라는 사회적 자본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반도체 초호황이 가져온 막대한 이익이 주주와 기업, 입지 지역에만 집중되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주변 지역의 희생과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초과이익 배분 논의는 노동자와 기업의 몫을 넘어 지역 간 상생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특정 도시의 번영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그렇다면 그 성장의 과실 역시 산업 발전을 위해 희생을 감내한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것이 공정이며,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길을 찾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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