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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위 논설주간/공주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오늘날 사회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대립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다. 남녀 갈등, 세대 갈등, 노사 갈등과 같은 대립 상황을 비교해 본다. 그런데 이것들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들이다. 사회는 둘 중의 하나를 떼어놓고는 존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하나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있기 때문이다.


생태체계이론에 따르면 개인과 조직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변화 발전해 나간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은 둘 중에 하나가 주체가 되고 또 하나는 객체가 된다. 주체는 함께 성장 발전할 보완재인 객체가 필요한 것이다.


주체는 때론 객체가 되고 객체는 주체가 되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서로 주체가 되고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 간에 서로 보완하는 발전적 평등이 아니라 내가 그리고 우리가 주체가 되는 평등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보완재가 극단적인 갈등재가 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남녀 갈등, 세대 갈등, 학벌 문제, 노사 갈등, 빈부 갈등, 이익집단 간의 갈등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갈등에 팬덤이 더하여 팬덤 정치, 팬덤 종교, 팬덤 언론 등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면서 극단적인 추종의 세력화와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극단적인 팬덤은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세대, 직업 등 모든 분야에서 대립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1인당 GDP가 늘어나고, 국민들의 평균 학력이 높아지며 사회가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더욱 커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사회발전을 위해 부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사회의 모든 조직과 집단은 자석의 음극과 양극과 같아서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고 유지하고 있다. 막대자석을 반으로 잘라보면 각각의 음극과 양극을 가진 두 개의 작은 막대자석이 만들어진다. 사회 역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책을 마련해도 갈등이 심화되거나 또 다른 새로운 갈등이 생겨나기도 한다.


결국 사회도 두 극이 팽팽한 긴장 상태에서 서로 상극을 유지하는 자석과 같다. 따라서 하나가 있으면 반드시 또 다른 하나가 존재하여 분리가 불가능하지만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기능하며 발전하는 체계를 유지하게 된다.


사회는 다양한 개인과 조직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하나의 사회는 다양함으로 구성된다. 사회는 지속적으로 분화되고 다양화되면서 시민의식은 깨어나고 국가와 사회는 발전해 왔다. 사회는 각 조직과 기관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국가라는 역동적인 퍼즐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가족, 우리 학교, 우리 회사, 우리 민족이 조합되어 국가라는 퍼즐을 만든다. 건강한 가족과 해체가족, 노사 발전적 기업와 노사 갈등의 기업, 여야 협치와 여야 갈등의 국정 운영 등과 같이 사회의 퍼즐이 잘 맞춰지는 경우 사회는 건강한 발전을 하지만 반대로 퍼즐이 잘 안 맞는 경우 사회는 대립과 갈등을 나타나게 된다.


대립과 갈등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한다. 먼저, 상대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대립과 갈등이 있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상대를 이해하고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해소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간의 갈등, 노사 간의 갈등,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상호 이해를 통해 해결되고 상호 긍정적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또 다른 대립과 갈등은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부정하는 것으로 이는 심각한 문제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이러한 경우 상대가 복종하거나 파멸되기 전까지는 해결될 수가 없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예상하지 못한 펜데믹(pandemia) 상황에서 개인과 국가 모두가 차분하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혼란을 겪어왔다. 그러나 전염병의 백신접종과 집단면역을 통해 펜데믹의 완전한 종식은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화되는 엔데믹(endemic)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COVID-19 엔데믹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던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의 사회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무조건 상대를 부정하고 공격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극단적 팬덤적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상생과 공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완전한 해결이 어려운 전염병과 같이 사회의 대립과 갈등도 엔데믹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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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26 21: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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