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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망명 새벽에 만든 조선 매매계약서(6)
  • 기사등록 2022-01-01 07:56:04
  • 수정 2022-01-01 0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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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망명 새벽에 만든 조선 매매계약서(6)



며칠 후 준마는 겨우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게 되었다. 아침상을 물리고 자리에 일어나 앉았다. 오늘은 아들 광복이가 어디 있는지 물어서 데려오겠다고 할 작정이었다. 그때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한 여성이 광복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붉은 치파오를 아름답게 차려 입은 여성이 아들 광복을 데리고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참을 쳐다보던 준마는 깜짝 놀랐다. “아니, 너 진홍이 맞지?” ‘, 이런 우연이 있을까? 진홍을 여기서 만나다니.’“준마 오라버니! 오빠 소식은 조금씩 듣고 있었어. 조선에 대한 일본의 간섭이 점차 심해지면서 아빠가 사업의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어. 그래서 나보고 상해 본점으로 가 있으라고 해서 여기로 나와 있었어. 그동안 준마 오빠 얘기는 듣고 있었지. 숙향 언니에 관한 얘기도 들었어. 정말 불쌍해, 숙향 언니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아이를 쳐다보았다.


준마는 그동안 겪었던 끔찍한 일들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떨구었다. 준마가 몸을 회복하고 병원을 나온 것은 그로부터 한 달 뒤였다.병원을 떠나기 이틀 전 서신이 도착했다고 하며 김형식 행수가 준마에게 전달해 주었다. 겉봉을 뜯어보니 발신이 이용익 대감이었다. 준마는 편지를 얼른 접어 주머니 안쪽에 넣었다.


상해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국제도시였다. 항구를 통해서 들어오고 나가는 물건들의 양이 조선의 인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다니는 대형화물선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다니는 대형여객선이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물건들을 싣고 드나들고 있었다.개성홍삼상회의 김형식 객주가 임시로 마련해준 거처에 자리를 마련하였다. 상해 도심에서 좀 떨어진 외각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는 곳이었다. 다행이 진홍의 동순태 상단과도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이용익 대감이 보내준 편지를 꺼내었다.


고종황제가 직접 준마행수에게 보내는 서신이었다.


너를 본지가 해를 넘어 오래 되었구나. 지금 짐의 주위에는 알을 하는 자들의 말이 있을 뿐이구나.짐이 그동안 수많은 조선의 청년들을 외국으로 보내었다. 서양을 배워서 조선이 나가야 할 바를 전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한사람도 들어온 자가 없구나.을사년의 치욕을 너는 들어 알 것이다.

말하는 자들이 일본의 말로써 조선을 능욕하는구나. 지난 인조대왕이 병자년에 남한산성에서 치욕을 견디고 있을 때 말하던 자들은 비통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더 견디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말하는 자는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말하는 자들은 견디라고 하지 않고 싸우라고도 하지 않는 구나. 저들 말하는 자들은 그냥 내려놓으라고 하는구나.

500백년 사직을 내려놓고 백성들을 버리라고 하는구나..........짐의 주위에는 지금 더불어 논의할 자가 없구나. 네가 의로운 일로 일본의 핍박을 받아 지금 상해로 가게 되었다니 통탄할 일이구나. 너를 구하지 못하는 짐의 부덕이 개탄스러울 뿐이구나. 네 비록 미천한 상인이라 하나 그래도 지조가 한결같으니 너를 믿고 말하노라. 을사늑약은 짐의 뜻이 결코 아니다.

일본의 뒤에 숨어 말하는 자들이 짐을 겁박하여 강제로 국새(國璽)를 탈취하여 찍었으니 이는 무뢰하고도 무도한 도둑의 짓이라 할 것이다. 

조선이 이렇게 도둑의 무리들에게 어려움을 당하게 되었으니 세계만방에 조선의 억울함을 알려야 할 것이나 낮의 말과 밤의 말들이 모두 말하는 자들의 귀에 들어가 훼방할 것이 심히 염려되는구나.

지난 1899년 1차 세계만국회의에는 조선이 당당한 세계국의 일원으로 가입이되었으나 이제 1907년에 열리는 2차 세계만국회의에는 조선을 초청하지 아니하였다. 이는 필시 일본의 계략과 모함임을 알 것이다. 

이제 2차 만국회의에는 기필코 조선의 대표단을 파견하여 조선의 억울함을 세계만방에 알리고자 함이 짐의 뜻이다.  조만간 이준, 이상설, 이위종을 헤이그에 밀사로 파견할 것이다.  

지금 짐과 조선의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너에게 실로 무거운 책임을 맡기고자 하니 짐의 뜻을 헤아리기를 바라노라. 네가 진정 의인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헤이그에 가는 조선의 대표단을 도와 조선의 억울함을 씻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 조만간 내장원경 이원익이 너를 찾을 것이다. ......" 


고종황제는 지금 고립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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