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지난해 7월 수원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다자녀 수원휴먼주택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제공)


[경기뉴스탑(수원)=전순애 기자] 주거는 유형적인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삶의 안정과 만족을 주는 무형의 가치를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입는 것(衣)과 먹는 것(食)만큼이나 사는 곳(住)이 중요한 이유는 나와 가족이 생활을 영유하는 ‘기초’이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취약계층에게 더 나은 주거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주거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취약계층에게 주거공간 임대료를 지원하고, 비주택 거주민들이 좀 더 안정적인 공간으로 이주하도록 돕고, 긴급하게 주거가 필요한 시민에게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수원시민의 안정적인 주거를 지원하는 수원시의 주거복지 노력을 살펴본다.


◇갑작스런 주거불안 메우는 ‘임시주거’
70대 노인인 A씨는 사업 실패로 큰 부채를 안고 가족과 단절된 채 지인이 운영하는 수원시 내 한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도우며 생활했다. 식당 내부의 창고형 단칸방에서 숙식을 해결했으나 취사는 물론 세면시설조차 없어 위생 상태도 불량했다. 그나마 비바람은 피할 수 있었지만 2019년 식당의 영업이 중단되면서 강제 퇴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다행히도 A씨는 수원시가 긴급하게 주거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하는 ‘임시주거공간’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A씨의 사례를 발굴해 주거복지지원센터에 긴급주거공간제공 사업 연계를 의뢰하면서다. 3개월간 임시주거를 지원받은 A씨는 지난해 비주택 거주자 주거상향 사업도 지원받아 현재 수원의 한 공공임대주택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수원시는 A씨처럼 갑작스럽게 강제퇴거의 위기에 놓이거나 재난 또는 재해로 주거가 불안정해진 시민들을 돕기 위해 마을사랑방 20곳을 임시주거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을사랑방은 공유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수원지역 14개소의 마을사랑방이 청년창업자와 사회적경제기업의 활동공간으로 이용되면서 초기 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수원시가 동행하는 취약계층 주거상향 지원
수원시는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앞서 A씨의 사례처럼 불안정한 주거를 안정적인 상태로 상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절차와 이사 등의 개별 업무 처리를 지원한다.


\우선 노후주거지역 또는 낙후한 구도심 등을 중심으로 주거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쪽방과 고시원 등을 확인해 주거취약계층을 파악한다. 여관과 여인숙의 달방,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유입이 많은 지역의 고시원, 쪽방 밀집지역 등이 주요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대상 가구가 발굴되면 현장 방문을 통해 지원 여부가 결정되고 사례관리 서비스가 지원된다. 주택물색도우미가 이주희망자와 동행해 임대주택을 물색하고, 도배, 장판, 도어락 설치 등 간단한 개보수도 해준다.

이사가 마무리된 후에도 정착물품과 프로그램이 지원되고, 지속적인 관리로 복지서비스 연계와 모니터링을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모든 과정에는 노숙인 관련 센터와 사회복지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동 행정복지센터의 유기적인 업무 연계가 이뤄진다.


◇‘수원휴먼주택’ 원조는 정자동 휴먼주택
안정적인 주거가 필요한 다자녀가구의 주거 걱정을 덜어주는 ‘수원휴먼주택’은 수원시 고유의 주거복지사업이다. 2018년 8자녀를 둔 가구와 6자녀 가구 등에 임대주택을 최장 20년간 무상 임대하는 지원이 시작됐다. 이후 현재까지 25가구가 더 나은 환경에서 임대료 걱정 없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게 되면서 수원시만의 주거복지 정책의 대표주자가 됐다.


수원휴먼주택을 지원받은 다자녀가구는 수원시가 지원한 공간의 변화로 인해 건강 상태와 가족의 분위기까지 향상되며 삶의 변화가 이뤄졌다고 입을 모은다. 수원시는 오는 2022년까지 다자녀 휴먼주택 200호를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LH 등 관계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수원휴먼주택’의 원조는 정자동에 있다. 2012년 9월 정자동의 한 다세대주택을 수원시가 매입해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활용한 것이 최초였다. 주거취약계층의 신청을 받아 한부모가정,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10가구가 39~54㎡ 규모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임대료는 있지만, 주거에 대한 불안은 해소할 수 있어 현재까지 5가구가 지속적으로 거주하며 생활 중이다.


수원시는 주거복지지원센터를 통해 공동체 조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입주민들이 주거 상향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입주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별도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복지’ 개념으로 주거를 지원한다
수원시가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거를 복지의 개념으로 받아들여 수원시청에 주거복지팀을 신설했고, 이듬해에는 지속가능도시재단 내에 주거복지지원센터를 설치해 다양한 주거복지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이어 2016년 8월에는 ‘수원시 주거복지 조례’를 제정해 지방자치단체로서 펼칠 수 있는 주거정책의 수립과 추진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5년 단위로 주거복지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주거실태조사를 실시해 주거복지사업을 시행하는 근거가 담긴 조례는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안정 노력의 출발점이다.


특히 2018년 ‘사람중심 더 큰 수원’을 비전으로 제시한 수원시는 4대 복지시민권에 ‘주거복지권’을 포함시켜 다양한 형태로 분화된 주거취약계층이 좀 더 쾌적한 주거공간에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역점적으로 지원하고자 노력했다.


나아가 수원시는 조례상 주거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청년의 나이를 ‘만 15세 이상 29세 이하’에서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로 개정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주거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30대 청년들이 포함되도록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서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집, ‘S.home’
그간의 주거복지를 위한 행정 노력은 지난해 5월 수립한 ‘수원시 주거복지 종합계획(2020~2024)’에 집약됐다.

종합계획은 주거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데 발맞춰 맞춤형 주거지원으로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를 공급한다는 목표로 전방위적인 내용이 담겼다.


수원시의 주거복지 비전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집, S.home’이다. 포용적이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주거복지를 지향점으로 ▲주거취약계층 지원 강화(Supporting) ▲공공주택 공급 확대(Housing) ▲주거복지 추진기반 구축(Organizing) ▲노후주택 주거환경 개선(Modifying) ▲모두를 위한 주거공동체 조성(Enhancing) 등 5대 추진전략을 세웠다.


주거복지 관련 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증가하는 행정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주거복지가 주거 불안을 해소하며 주거정책을 아우를 수 있는 주거복지 전담 부서 신설 등 관련 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노후주택을 친환경으로 그린리모델링하는 등의 개선 노력과 지역별 주거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사업 등이 포함됐다.


민간주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주거복지 정책의 핵심적인 전달체계로서 기능하는 주거복지지원센터의 역할을 확대하는 등 기반을 다지는 방법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기우진 수원시 도시정책실장은 “수원시는 주거가 취약한 시민들이 거주 여건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안정적 주거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주거복지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01-26 10:59:4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