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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배우’ 안성기 별세…69년 스크린 인생, 한국 영화의 얼굴로 남다 - 아역부터 거장까지…170편으로 완성한 한국 영화의 초상 - 혈액암 투병 속에서도 복귀 의지…끝내 스크린으로 돌아오지 못한 별 - 연기·인품·사회적 책임까지…‘국민 배우’가 남긴 유산
  • 기사등록 2026-01-05 17:11:46
  • 기사수정 2026-01-05 17: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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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안성기 배우(자료사진=경기뉴스탑DB)


[경기뉴스탑(종합)=장동근 기자]한국 영화사를 대표해 온 배우 안성기가 5일 별세했다. 아역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69년 동안 스크린을 지켜온 그는 연기력과 인품을 겸비한 ‘국민 배우’로 기억될 인물이다.


고(故) 안성기 배우 장례위원회는 이날 “안성기 배우가 오전 9시께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4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말 자택에서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사고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왔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으며, 한 차례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재발이 확인됐다. 최근까지도 회복을 위해 치료에 전념하며 작품 복귀 의지를 밝혔으나 끝내 다시 무대에 서지는 못했다.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다섯 살의 나이에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아역 시절에만 7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일찌감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학업에 전념하기 위해 한동안 연기를 중단했던 그는 1977년 ‘병사와 아가씨들’을 통해 성인 배우로 복귀했고, 1980년 ‘바람 불어 좋은 날’로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만다라’, ‘꼬방동네 사람들’, ‘고래사냥’, ‘칠수와 만수’ 등으로 1980년대 한국 영화의 흐름을 이끌었고, 1990년대에는 ‘남부군’, ‘하얀전쟁’,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을 통해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2000년대에도 ‘무사’, ‘실미도’, ‘라디오스타’ 등 흥행과 작품성을 겸비한 영화에 잇달아 출연하며 관객과 만났다.


2010년대 이후에는 배역 비중이 줄었지만 ‘부러진 화살’, ‘화장’, ‘노량: 죽음의 바다’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으로 한국 영화의 중심을 지켰다. 생애 마지막 작품은 2023년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였다.


안성기는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 최다 기록 중 하나를 남겼고, 대종상·청룡영화상·백상예술대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40여 차례 연기상을 수상했다. 특히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네 개의 시대에 걸쳐 남우주연상을 받은 유일한 배우로 기록된다.


연기 외에도 그는 영화인의 권익 보호와 사회 공헌 활동에 힘써왔다.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과 스크린쿼터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나눔과 연대를 실천했다.


2013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2024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되는 영예를 안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운구에는 배우 이병헌·이정재·정우성 등이 참여하고, 조사는 배창호 감독과 정우성이 맡는다. 발인은 9일 오전,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이다.


한국 영화의 한 시대를 온전히 살아낸 배우 안성기. 그의 이름은 작품과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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